LG 타일러 윌슨이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 2회초에 계속 적시타를 허용하자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선발투수들의 공통분모는 ‘커브’다. 케이시 켈리와 타일러 윌슨, 외국인 듀오를 비롯해 차우찬, 임찬규, 정찬헌까지 선발투수 5명이 커브를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구종으로 구사한다. 신인 이민호와 김윤식도 이들보다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커브를 던진다. 가장 느리면서 움직임이 큰 변화구인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게 LG 선발진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면서 LG 선발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51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단단한 선발진의 비결이 커브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커브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행하는 구종도 커브다.

하지만 당연히 지나친 커브는 독으로 작용한다.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이 그랬다.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은 2회초 커브가 난타당하며 빅이닝을 허용했다. 1번 타순부터 3번 타순에 배치된 김혜성, 전병우, 김하성 모두 윌슨의 커브를 정타로 연결시켰다. 결국 윌슨은 2회초에만 7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올해 윌슨의 커브 구사율은 36.9%로 주무기인 싱킹패스트볼 다음으로 높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18년까지만 해도 커브보다는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았는데 2019년 중반부터 커브의 비중을 늘려갔다. 그리고 올해는 사실상 커브볼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커브를 많이 던진다. 패스트볼 구속 저하로 인해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기 보다는 타이밍을 빼앗는데 주력하면서 볼배합도 180도 달라졌다.

문제는 모든 상대 타자들이 이를 알고 있고 이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경기 전 타격훈련시 유독 커브를 많이 친다. 커브를 잘 던지는 배팅볼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고 타자들은 커브 타이밍을 익힌 채 경기에 돌입한다. 당연히 배팅볼 투수가 던지는 커브와 1군 투수의 커브는 차이가 크다. 그래도 예상한 구종이 들어오면 안타가 나올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대호, 김현수, 양의지와 같은 특급 타자들은 커브가 투수의 손에서 유난히 높게 튀어오르는 것을 캐치해 타이밍을 잡고 안타로 연결시킨다.

LG 선발투수 켈리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키움의 경기 3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러셀의 타구를 잡아낸 정주현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친 뒤 미소를 지으며 덕아웃을 들어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어느덧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었고 더이상 숨겨둘 카드도 없다. 윌슨 또한 올해 다섯 번이나 키움과 만났고 정규시즌 키움과 마지막 승부에서 호되게 당했다. 앞선 네 번의 승부에서도 꾸준히 커브를 던졌는데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로 임무를 완수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같은 패턴을 고집했다가는 타자를 이겨낼 수 없다. 지난 10일 케이시 켈리 또한 6회초 이정후에게 던진 커브가 2루타로 연결돼 무사 2, 3루로 몰렸다. 그러자 커브 비중을 크게 줄이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김혜성에게는 단 하나의 커브도 구사하지않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파워피칭을 앞세워 6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물론 켈리는 윌슨과 달리 여전히 150㎞를 상회하는 힘있는 공을 던진다. 12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하는 임찬규와 오는 13일 선발투수로 내정된 김윤식도 켈리와 같은 패스트볼은 구사하지 못한다. 그래도 켈리의 성공과 윌슨의 고전은 머릿속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구종이라고 해도 타자가 예상하고 눈에 익숙해지면 맞을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막바지 LG 선발투수들의 과제는 커브 의존도를 낮추는 게 될지도 모른다.

페라리팀의 1천번째 F1 그랑프리에 참가할 SF1000 머신 [페라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페라리팀의 1천번째 F1 그랑프리에 참가할 SF1000 머신 [페라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아버지의 이름으로!’

역대 최고 포뮬러원(F1) 드라이버로 추앙받는 미하엘 슈마허(51)의 아들 믹 슈마허(21·프레마 파워팀)가 2004년 아버지가 개인 통산 7번째 드라이버 챔피언십 왕좌에 올랐을 때 몰았던 머신으로 페라리팀의 1천번째 F1 그랑프리(GP) 레이스를 축하한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10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믹 슈마허가 페라리팀의 1천번째 F1 그랑프리 레이스를 기념해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무겔로 서킷에서 2004년 아버지가 몰았던 페라리 머신을 타고 트랙을 돌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F1 그랑프리 9번째 대회인 ‘투스카니 그랑프리’는 현지시간 11~13일까지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무겔로 서킷에서 펼쳐진다. 이번 그랑프리는 페라리팀의 F1 통산 1천번째 레이스다.

믹의 아버지 슈마허는 F1에서 무려 7차례((1994년, 1995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나 종합 우승을 차지한 ‘F1 황제’로 2013년 12월 스키장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뒤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2019년 7월 독일 그랑프리에 앞서 F2004 머신에 탑승한 믹 슈마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7월 독일 그랑프리에 앞서 F2004 머신에 탑승한 믹 슈마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믹은 2014년 카트로 레이싱에 입문해 이듬해 F4(포뮬러4)를 거쳐 지난해 F2로 진출해 F1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페라리 드라이버 아카데미의 일원인 믹은 페라리팀의 1천번째 F1 그랑프리 레이스를 기념해 2004년 아버지가 통산 7번째 F1 챔피언에 올랐을 때 몰았던 ‘F2004’ 머신을 직접 몰고 무겔로 서킷을 질주할 예정이다.

믹은 지난해 7월 독일 호켄하임에서 열린 독일 그랑프리에 앞서 F2004 머신을 타고 트랙을 돌았다.

페라리팀은 더불어 1천번째 F1 그랑프리 레이스를 기념해 드라이버인 세바스티안 베텔과 샤를 르클레르가 탑승할 ‘SF1000’ 머신을 전통의 붉은색 대신 1947년 처음 제작한 레이싱카 모델인 ‘125S’의 버건디(자주색) 색깔로 도색해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horn90@yna.co.kr

RBW가 프로젝트 앨범을 발매한다.

실력있는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주)알비더블유(이하 RBW)는 12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프로젝트 앨범 콜독 EP [WIW]를 공개한다.

RBW는 올해로 4년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신인 아티스트들과 매월 꾸준히 음원을 발매하고 있다.

그 중 ‘그대를 만나고’, ‘안아줄래’, ‘브런치 레시피’ 등의 앨범에는 ‘MBC 위대한 탄생2’ 출신의 가수 전은진이 보컬로 참여해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이번 발매되는 [WIW] 앨범의 프로듀서 ColdoK(콜독)은 수잔, 김아현, sEODo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프로듀싱 능력을 선보였으며, 최근 드라마 ‘쌍갑포차’ OST (정진우 ‘Dive’)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또한 이번 앨범에는 ‘SBS K팝스타 시즌3’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던 장한나가 참여해 퀄리티를 높였다.

RBW는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K-pop 오케스트라,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젝트 음원을 발매하여 뮤지션들의 재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RBW 김진우 대표는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실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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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개가 휘몰아쳤다.

1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 5회에서는 박진겸(주원)과 윤태이(김희선)가 각각의 방식으로 따로 또 같이, 시간여행의 비밀에 접근해갔다. 박진겸은 엄마가 죽었던 2010년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왔고, 윤태이는 박진겸의 타임카드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은 2010년으로 시간여행을 간 박진겸이 눈을 뜨면서 시작됐다. 아직 2010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박진겸은 윤태이를 구하기 위해 서둘러 강의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대학교수 윤태이는 없었다. 22세 대학원생 윤태이가 있었다. 2010년의 22세 윤태이는 자신에게 32세가 아니냐고 묻는 박진겸을 보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2010년으로, 그것도 엄마 박선영(김희선)이 죽은 붉은 달이 떴던 날로 왔음을 깨달은 박진겸은 박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와 통화를 한 박진겸은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집 안에서 박선영은 고등학생 박진겸과 함께였다. 그 순간 박진겸은 알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주저앉았다. 그때 대문 앞에 석오원(최원영)이 나타났고, 박진겸은 그를 쫓았다. “엄마가 위험해”라는 석오원의 말을 들은 박진겸은 서둘러 집으로 왔지만, 박선영은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시간여행자 박선영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박진겸을 보며 “우리 아들 멋있어졌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타임카드를 작동시켰고, 박진겸은 2020년으로 돌아왔다. 박진겸은 곧장 윤태이에게 달려갔고, 윤태이와 대화를 하던 중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윤태이와 병원으로 간 박진겸은 방사능수치가 매우 높다는 검사 결과를 들었다.

이어 윤태이는 박진겸에게 카드를 달라고, 분석해서 시간여행에 대한 비밀을 풀겠다고 설득했다. 이에 윤태이는 카드를 받기 위해 박진겸의 집으로 향했다. 한편 박진겸이 시간여행을 했음을 알아챈 앨리스는 그를 생포하기로 했다. 유민혁(곽시양)이 박진겸의 집을 향해 총을 겨눈 순간, 누군가 나타나 상황을 교란시켰다. 박진겸을 보호하려는 존재가 있음이 암시된 것.

이후 박진겸은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 교도소로 향했다. 그러나 그는 박진겸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1회에서 예언서를 가져가려다 유민혁에게 발목이 잘린 이세훈(박인수)이었다. 박선영의 사진을 보여주는 박진겸에게 이세훈은 예언서의 존재를, 예언서 안에 시간여행의 종말이 적혀 있음을 밝혔다. 같은 시각 한창 타임카드를 분석하던 윤태이는 무언가 큰 발견을 한 듯 놀랐다. 놀란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되며 ‘앨리스’ 5회는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은 일련의 사건들을 휘몰아치는 전개로 보여주며 시청자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이 과정에서 윤태이와 박선영은 동일인물이 아님이 밝혀졌다. 2010년으로 시간여행을 간 박진겸은 22세 대학생 윤태이와 자신의 엄마 박선영을 차례로 만났다. 2010년 같은 시간에 윤태이와 박선영이 모두 존재한 것이다. 또 박선영의 목에 있던 흉터가 윤태이의 목에는 없었다. 즉 두 사람은 동일인물일 수 없다.

스토리가 휘몰아친 가운데 더욱 빛난 것은 주원, 김희선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이었다. 주원은 과거로 갔지만 엄마의 죽음을 막지 못한 박진겸의 슬픔과 후회를 처절한 오열로 표현했다. 김희선은 22세 대학생, 32세 천재 물리학자, 40대 박선영까지 한 회에 모두 보여줬다. 이렇게 폭넓은 나이대를 소화한 것은 물론, 시간여행에 대해 파고드는 물리학자의 날카로움도 그려냈다. 주원, 김희선 두 배우라 가능한 연기가 ‘앨리스’의 폭풍전개를 더욱 임팩트 있게 만들었다.

한편, ‘앨리스’ 5회는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시청률 8.5%(2부)를 기록하며 미니시리즈 전체 1위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9.4%까지 치솟았으며 2049 시청률 역시 3.9%(2부)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라이브24
“토익 시험 5분만 늦어도 시험 못 본다”
“투쟁 통해 원하는 것 얻었으면 책임져야”
“어느 대학생이 정부 상대로 강경대응하나”
“공공의대 입학 기준 및 정원 명확하게 해야”

정부가 지난 4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접수 기한을 6일 밤 12시까지로 연장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4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접수 기한을 6일 밤 12시까지로 연장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워사다리
의사 국가시험(국시)에 대거 미응시한 의대생을 구제해야 할까.

전국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국시 응시 거부 집단행동을 벌였다. 지난 6일 접수를 마감한 제85회 국시 실기시험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14%에 불과한 446명만 신청, 결국 이 인원으로 8일 시험이 시작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료계는 정부가 나서 의대생을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 집단휴진을 접기로 합의한 만큼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액션을 취하고, 앞으로 생길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여론은 반대 목소리가 훨씬 크다.

공무원 준비생 정모씨(26·여)는 “의대생은 본인들 이익을 위해 스스로 시험 응시를 포기한 것 아니냐. 국가가 구제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인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구제해달라’는 입장을 직접 밝히지도 않는데 선배라는 현직 의료인들이 의대생 구제를 요청하는 상황이 다소 황당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의대생 구제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정성’이다. 정씨는 “취업준비생들은 토익(TOEIC) 시험 입실 시간에 5분만 늦어도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접수 기간이 지난 시험을 치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시험인 토익도 이런데 국가시험에는 공정성 잣대를 더욱 강하게 들이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유사한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난10일 브리핑에서 “의대생들 스스로 시험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추가 시험을 검토할 필요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본다. 만약 검토한다 해도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공정성을 고려해 국민적 합의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의사는 ‘엘리트 집단’…특혜 줘선 안돼”

의사가 ‘엘리트 집단’인 만큼 미래의 의사가 될 의대생에게 일찌감치 특혜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씨(34)는 “미래의 특권층인 의대생에게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 일정을 바꿔주는 특혜를 주면, 그들은 특혜를 받는 것에 익숙한 의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애초에 국시를 거부할 때 의사 면허 취득이 1년 늦어지는 것을 예상했을 테고, 투쟁을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스스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료계가 의사 국가시험(국시) 거부를 선언한 의대생을 정부가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론은 의대생 구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료계가 의사 국가시험(국시) 거부를 선언한 의대생을 정부가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론은 의대생 구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사진=연합뉴스


공정성과 특혜 문제로 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지난달 24일 게시된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추후 구제 또는 특별 재접수라는 방법으로 의사면허를 받게 된다면 그들은 국가 방역의 절체절명 순간에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대생이 단체로 시험을 취소한 것은 나라에서 어떠한 식으로든 구제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단체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투쟁의 수단으로 포기한 응시 기회가 어떠한 형태로든 추가 제공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 그 자체로 그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동행복권파워볼

이 청원글은 12일 오전 10시 기준 54만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2030 세대가 중요시하는 가치인 ‘공정성’을 건드림과 동시에 특권층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의협이 정부·여당과 합의했으면 의대생들도 어느 정도 맞춰 가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대학생이 정부 상대로 정치적 구호를 이렇게 강경하게 외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특권층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괘씸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추천으로 입학하는 공공의대? 공정하지 않아”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셋째 날인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에서 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공공의대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셋째 날인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에서 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공공의대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다른 쟁점을 두고서도 확인된다. 의대생 구제에도 반대하지만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모양새다. 의료계에 대한 반감과는 별개로 ‘공정성’ 이슈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모씨(33)는 “수험생 때 의대 진학을 준비했지만 3수를 했어도 못 갔다. 하지만 시험 성적이란 객관적 평가였기에 억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성적이 아닌 추천제로 인해 떨어졌다고 하면 ‘왜 우리 부모님은 특권층이 아닐까’, ‘왜 나는 추천을 못 받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불만을 가졌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복지부는 2018년 10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공개했다. 이 대책에는 ‘시도지사 추천으로 해당 지역 출신자를 선발하고, 해당 지역에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의료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의사가 될 공공의대 입학생을 시도지사 추천으로 뽑는 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후 복지부는 단순히 시도지사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닌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중립적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공공의대가 법률로 통과되지 않은 만큼 예시적으로 표현한 방안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추천제도’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분위기다. 대학생 박모씨(22)는 “성적 상위권의 이과생이라면 누구나 의대를 가고 싶어한다. 성적순이 아닌 특정 단체 추천으로 의대에 입학한다면 심각한 불공정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의대 입학 전형을 패러디한 게시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공공의대 입학 전형을 패러디한 게시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박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패러디물을 언급하며 “추천제도와 관련한 내용이 알려지자 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공정 입학 사례를 예상하는 패러디물이 연달아 올라왔다”며 “온 국민이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부적절한 제도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공의대(2020) 시나리오’라는 제목으로 각종 드라마를 패러디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자녀를 의대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가 전략적으로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동행복권파워볼

 “추천제는 불공정 시비 붙을 수밖에…기준 명확히 해야”

입시전문가들은 공공의대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격 기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만해도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을 많이 받았고 이에 따라 수시가 줄고 정시가 늘어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면서 “추천제도는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끼리만 경쟁하는 시스템으로 불공정 시비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능처럼 전국의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시험을 보고 객관적 점수로 평가받는 경우는 기준이 명확하지만, 이 같은 전형이 아닐 경우 합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명확히 공개해야 특혜 의혹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성이나 특혜 논란을 없애려면 어느 지역, 어느 대학이 학생을 몇 명 뽑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선발 방식이 그 어떤 전형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공공의대라는 이유로 수준이 낮은 학생이 입학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입시 시스템을 다른 의대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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